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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곳곳에서의 로또 당첨
글쓴이 : 뷰티라이프 날짜 : 2023-11-28 (화) 15:54 조회 : 2798

Editor's Letter(202312)

 

생활 곳곳에서의 로또 당첨

 

잡지를 만들다보면 마음가짐이 한두 달은 앞서가는 게 보통입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현타가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지금도 11월 중순에 12월호 마감을 하고 있습니다. 나라 경제 및 미용계가 불황이라서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데 12월호 마감을 하려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아야겠습니다. 출근을 하다보면 회사 앞 작은 복권 가게에서 로또를 사며 희망으로 얼굴이 환한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간밤에 길몽을 꾸었다가거나, 조상들의 예시를 받았을지 모릅니다. 그들의 희망이 단지 며칠간의 희망으로 끝나질 않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읽었던 신문기사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로또 2등에 당첨된 공사판 인부의 시신 인수를 그 아들이 거절했다는 기사였습니다. 인부의 죽음의 원인은 고독사(孤獨死)였으며, 소지품 중엔 수십 장의 로또용지와 그중에는 2등에 당첨된 로또도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죽은 이는 2등 로또에 당첨된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습니까.

 

기자도 한때는 로또를 매주 사볼까 하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절친 중에 ‘로또를 사면 한 주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매주 로또를 산다. 몇 천 원으로 일주일을 희망 속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인생의 한 낙이다.’라는 그의 말에 공감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고 기자는 그간 로또에 많이도 당첨됐으니, 가게에서 파는 로또는 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간 살아오면서 얼마니 많은 로또를 경험했습니까. 좋은 부모를 만나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었던 로또, 우애 좋은 형제자매를 가진 로또, 대견하게 자기 일을 개척하고 있는 자식을 가진 로또, 화목한 남도의 처가와 신랑을 세상 제일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는 아내를 둔 로또, 문학을 사랑하고 야무진 시를 쓰고 있는 선, 후 , 동료 시인들과 어울리는 재미를 둔 로또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과 의리로 뭉쳐 봉사를 실천하고 계신 전국의 미용인들을 알고 있다는 로또 등등...

이럴진대 로또방에서 로또를 살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더 바라면 무리겠지요?

 

이제 곧 연말입니다. 생활 속에 로또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믿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진짜 가치를 느끼지 못 하고 있을 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뜻 깊은 연말 행복하게 보내시고, 새 희망을 안고 달려갈 2024년을 기대합니다.

 

 

문득,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고 난,

다음 날 아침

-일어나면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새겨야겠어

-하루를 그렇게 시작해야겠어

아내의 한마디 말

툭 던진 이 한마디 말

불교의 경전

교회의 성경

무함마드의 코란보다

쪼잔한 내 마음을 꾸짖고 있는데

때마침

책상 위의 지구본이

23.5로 기울어진 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뷰티라이프>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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