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2507)

뷰티라이프 창간 26주년

본지가 미용계에 첫선은 보인 지도 어느덧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십 년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과정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26년 전, 미용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거라는 커다란 포부를 가지고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주마등처럼, 파노라마처럼 켜켜이 쌓였던 추억들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사라지기도 합니다.

반추해보면 미용계는 정과 의리가 살아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미용계의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으며 행복을 배가하고 슬픔을 공유했으며 아픔을 나눠갖기도 했습니다. 미용계 많은 분들은 ‘이웃사촌’의 진리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증명해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덕분으로 이제 뷰티라이프는 26살이라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근래 들어 성인식의 파고가 큽니다. 이는 세월의 변화와 더불어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이기도 합니다.

이제 처음 잡지를 만들 때를 생각합니다. 간절한 희망을 가지고 살았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희망의 싹은 커져 갔고, 열매를 맺는 순간의 감격도 맛볼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이 초심을 잊지 않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금 갈 길을 재정비하고 시대에 맞는 엔진을 부착할 때입니다. 가일층의 노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리고 생각은 짧고 행동은 굵어야 합니다. 처음의 희망처럼 새로운 빛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초심을 잊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정도(正道)의 길을 계속 갈 것이며, 빛이 보인다는 것 정도입니다.

기자는 의례적인 인사치레를 싫어합니다. 본지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전국의 미용관계자 분들의 사랑과 격려, 관심이 커다란 주춧돌이 되었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적고 싶습니다. 이는 인사치레가 아니며 진실이고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길게 쓰지 않겠습니다. 과거의 공치사도 미래의 청사진도 제시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꿋꿋하게 초심 그대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앞길을 개척해나가겠습니다. 희망의 빛이 보일듯하다는 말씀은 사족으로 덧붙입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한 나무 자라고 있네

-뷰티라이프 창간 26주년에 부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네

그 나무를 키우기 위해

봄 햇살은 대지를 어루만져 뿌리에게 힘을 주었고

여름 매미는 응원가를 목이 터져라 불렀을 것이네

물이 올라 덩치가 커지고 양식이 풍족했을 때

나무는 은혜를 잊지 않고 머리를 조아렸네

북풍한설 폭풍이 몰아칠 때 나무는

제 몸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홀로 섰으며

많았던 응원과 사연

안으로 되새기고 삭이며

그만의 표식을 만들었네 둥굴게둥굴게

여기 급훈처럼 꿋꿋하게 서 있는

26살 짜리 나무 한 그루

미용계에 큰 그늘 만들길 기원하는

나무 한 그루

이완근(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뷰티라이프> 2025년 7월호, 창간 26주년 기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