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모델에서 일등 조합장이 되기까지

      이혜경 조합장

평택의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의 이혜경 조합장은 우리 미용계에선 세계적인 톱모델로 이미 명성을 떨친 바 있다. 톱모델에서 성공적인 조합장으로 새로운 성공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이혜경 조합장을 만났다.<편집자주>

-어떻게 뷰티모델계에 입문하게 되었나요?

30여 년이 훨씬 지난 희미한 기억을 상기시켜보면, 신문사 기자 시절에 취재를 갔다가 행사를 진행하는 기획사 대표의 권유를 받아 모델계로 들어섰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하고, 예쁜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잘 웃고 활달한 성격 때문에 이것저것 재보지 않고 쾌히 승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세계 무대는 어떻게 나가게 되었는지.

일본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중년의 신사 한 분이 유럽에서 활동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왔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러브콜을 받은 셈이랄까? 행운이라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서서 바로 응하진 않았습니다. 이후 해외로 나가서 활동을 할 계획을 잡고, 영어회화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옥스퍼드 칼리지에서 학교생활 시작과 더불어 러브콜을 주신 그 중년의 신사 로버트 벤너(오스트리아)와 함께 본격적으로 ‘허니&써니’ 라는 이름으로 여동생과 함께 유럽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모델 활동을 많이 했는데,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소개하자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게 된 일이 첫 무대에서 그야말로 운이 좋아서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그랑프리(미국 IBS 국가대표 선발전)를 수상했습니다. 그 후 크고 작은 국내 대회를 섭렵하면서, 일본에서 열린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 모델로 참가해 아시아 지역 대표상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동양인이 상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시상식 당일 단순히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긴 퍼머머리 가발을 쓰고, 청바지 차림으로 행사장을 방문했죠. 누군가가 귀띔이라도 살짝 해주었다면, 시상식 의상에 좀 더 신경을 썼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권위 있는 대회 MCB에서 여동생과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었으며, 독일에서 열린 유럽 챔피온십 대회에서도 그랑프리를 거머쥐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세계대회(미국 워싱턴D.C)에서 우리 자매는 최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톱모델이라는 타이틀도 얻고, 확실한 자리매김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신체 조건이 우세한 서양인들과 경쟁을 하여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 뜻 깊고 의미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엔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했던 자리에서 은퇴 후 아주 우연한 기회에 건축업에 손을 댔습니다. 건축업 또한 많은 창의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만큼, 타고난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좋은 파트였습니다. 갤러리를 짓고 있을 때 쯤, 지인의 권유로 평택의 지제영신4BL지역주택조합의 조합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찬란한 조명과 화려한 의상이 아닌 투박한 안전화를 신고, 안전모를 쓰고, 건축 현장을 누비며 진두지휘하는 현장의 일꾼이 되었죠.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건설사와 감리단과 회의를 하고 보고도 받으며 건설현장의 진행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을 성공시킨 이유와 자랑을 하신다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국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장이 여성인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또한, 지역주택조합 사업 성공률은 20%가 안 된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건축 경험과 추진력으로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업진행 과정에서 건설사가 바뀌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브랜드 가치가 훨씬 더 우수한 현대건설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공급계약서 및 옵션계약서 체결, 국내 최저금리의 PF대출과 중도금 대출을 실행하여 금리가 높은 브리지대출을 상환하며 금융 리스크가 없이 사업을 안전하게 이끌었습니다. 착공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많을 일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지요.

조합장 출마 당시 저는 지키지도 못할 약속과 실천할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고 공언했습니다. 반드시 꼭!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기에 지금도 부단히 노력중입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정직이 최선의 무기라고 생각하고, 누구보다 투명하게 조합 운영을 하며, 수시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점들이 조합원들에게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를 주었는지, 지금은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조합장이기에, 요즘 너무 행복하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우리 조합의 아파트는 평택 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단지로 인기가 아주 높습니다. 동간 거리가 넓고, 초등학교와 공원을 품고 있고, 그 어느 단지보다 편리하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공사를 더 꼼꼼히 살펴서 부실공사와 하자가 없는 명품 아파트로 만들고, 지역주택조합의 최대 약점인 추가분담금이 더 이상 발생 되지 않게 하여 우리 조합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저의 최종 목표입니다. 조합원들의 감사와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조합장의 임기가 다하는 그날까지 정진! 또, 정진! 하겠습니다.

-열정이 돋보입니다.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지?

어머니께서는 살아생전에 불우한 환경 속에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 서셨던 분입니다. 생전에 사랑한다, 존경한다는 말을 못해드려 늘 그립습니다. 그런 어머니의 딸로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머님의 모습을 보고 자란 탓인지, 저 역시 기회만 된다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평창에서 치러진 동계올림픽과 세계 조정 선수권 대회에서는 통역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했었고, 바쁜 와중에도 가끔은 해외 의료봉사활동에도 참여를 했습니다. 지금 조합장을 하고 있는 이유도 어찌 보면, 우리 조합원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청탁이나 부정부패 없이 투명하게 운영하여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공 사례로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지지해주시고, 용기와 힘을 북돋아주신 우리 조합원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지면을 통해서 저를 알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뷰티라이프> 2021년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