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초대석(이호준 시인)
총 77편의 독립적 창작 우화집,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 출간한 이호준 시인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시인 이호준입니다. 이제 시인이라고 소개하기도 좀 쑥스럽네요. 한때 여행작가로 세계를 누비며 여러 권의 책을 썼고, 몇 권의 에세이집을 냈고, 최근에는 소설을 발표한 데다 우화집까지 나왔으니, 좋게 말하면 만능 작가고 진실을 말하면 이도 저도 아닌 ‘잡가(雜家)가 돼 버렸습니다. 제가 글 욕심이 많아서 그럴 거예요. 숱한 이야기들이 늘 제 안에서 와글와글 떠들거든요. 그 이야기를 받아 적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우화집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을 소개해주세요.
말 그대로 창작 우화집입니다. 제목이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이다 보니 조르바라는 고양이가 여행하는 연작 소설이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고요. 총 77편의 독립적 우화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아시다시피 우화는 사람이 바라보는 동식물 또는 사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동식물의 눈으로 보는 사람 이야기입니다. 즉 동식물과 온갖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들의 눈을 통해 우리의 실체를 보는 겁니다. 우화의 본질은 풍자와 교훈입니다. 현실 속의 인간을 조금 삐딱한 눈으로 들여다보고, 반전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이지요. 읽다 보면 웃거나 무릎을 치다가도, 끝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요.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건가?’ 스스로 묻기도 하고요.
제가 이번 우화집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자유‘입니다. 욕심과 안온에 대한 본능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지자는 것이지요.
-우화집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을 내시게 된 동기 및 소감
제가 동물을 유난히 좋아해요. 집에 개와 고양이가 있지만, 집 없는 아이들을 여럿 돌보고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저절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언어는 다르지만 눈빛이나 행동만으로도 마음을 읽는 일종의 교감이지요. 어느 날 그들의 말을 받아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들은 어떤 시선으로 인간을 볼까? 단지 고맙다는 생각만 갖고 있을까? 그들이 인간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그런 의문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니 한 권 분량의 책이 됐습니다. 소감은 뭐 특별할 건 없고요. 또 하나의 과정을 마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장르의 글을 써보고 싶거든요.
-우화집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을 읽으실 독자들께 팁이 있다면?
팁이랄 건 없고, 편하게 읽으시면 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단 재미있거든요. 그런 분들 있잖아요. 시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서 읽기 어렵고, 소설은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 나고… <길고양이 조르바의 여행>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편하게 읽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그려지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주어질 겁니다.
-출간 후 바로 2쇄에 돌입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어요. 우연히 읽었는데 정말 좋아서 지인이나 아이들에게 선물했다는 분도 많고요. 빠르게 2쇄를 찍을 수 있었던 건 평소에 제 글을 좋아하시는 분들 덕분이지요. 마니아라고 할까요? 팬이라고 하기에는 좀 쑥스럽고… 제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그래서 늘 빚진 마음으로 삽니다.
-근황은?
춘천의 산골 마을에 작업실을 마련해서 텃밭 농사도 짓고 글도 씁니다. 고요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정말 좋거든요. 다시는 번잡한 도시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산책하는 시간이 행복해요. 날이 밝을 무렵 1시간 30분쯤 걷는데, 어지간한 글은 걷는 중에 틀이 잡힐 만큼 소중한 시간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물론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지요. 남은 삶의 지침이 일제히 글을 가리키고 있으니까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계속 쓸 겁니다. 일단 지금 쓰고 있는 장편소설을 마무리해야 하고요. 내년 초쯤에는 세 번째 시집도 낼 계획입니다. 거의 써 놨으니 정리만 하면 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두 번째 우화집도 내고 싶고… 힘이 남아 있는 날까지 읽고 쓸 겁니다.
-뷰티라이프 독자들께 한 말씀
뷰티라이프를 무척 좋아하고 늘 응원합니다. 단순히 미용 콘텐츠를 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 예술과 접목하는 노력이 굉장히 의미 있거든요. 그러니 독자들도 ’고급 독자‘일 수밖에 없겠지요. 제 이야기를 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독자 여러분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뷰티라이프> 2026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