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148)
가을단풍
김종웅(1954~ )
내 맘에
네 맘을 더하여
서로를 알아주고 싶은 고운 마음이다
어둠 드리운 밤에도
달빛 우거진 밤에도
낯 구겨져 우중충한 낮에도
빙그레 햇볕 쏟아내는 한낮에도
서로는
서로에게 동화되어
아무리
비바람 거세어도
결코 꺼지지 않을
등불을 밝히고 싶은 색채 짙은 마음이다
아무도
눈 기울여 주지 않아도
가장 진솔하게 다가가고 싶은 뭉클함으로
네 맘에
내 맘을 더하여
서로 기대고 싶은 참 부드러운 마음이다
김종웅 시인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늦깎이 문예 창작을 전공했다. 시집으로는 <시. 요리하다> <시. 길을 가다> <시. 소리하다> <시. 풍류하다> <시. 채색하다> <묵호등대>가 있다. 대표작으로는 “오지”가 있다.
◆이완근의 詩詩樂樂/시 읽는 즐거움의 이번 달 시는 김종웅 시인의 “가을단풍”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우연찮게 남도지방을 여행했습니다. 광주를 경유하여 장흥, 대덕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대덕에 있는 천관산은 억새밭으로 유명합니다. 마량 수산장터에서 회를 먹으며 감상하는 바다 경치는 그야말로 환상입니다. 해남 산이정원이나 두륜산 언저리에 있는 대흥사는 이 가을에 꼭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진도 운림산방의 멋은 길고 느리게 하루를 소요(逍遙)하며 보아도 그 여운을 쉽게 가라앉힐 수 없습니다. 솔비치에서의 낙조와 일출은 무어라 형언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이렇게 우리 산하는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광을 선사하지만 특히 “가을단풍”은 우리 마음속에 깊이 아로새겨지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보고 싶은 “내 맘에/ 네 맘을 더하여” “고운 마음”으로 표현된 게 “가을단풍”입니다. “서로에게 동화되어” “색채 짙은 마음”으로, “부드러운 마음”으로 나타난 게 “가을단풍”입니다. 그러하다고 시인이 아름답게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 세상은 우리 모두의 마음입니다. 가식이나 어설픔, 남을 향한 비난은 잊고 저 “가을단풍”처럼 모든 이들에게 환하게 다가갔으면 합니다.
내일이면 늦으리, “가을단풍” 맞으러 어서어서 길을 나서자구요.
【이완근(시인, 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뷰티라이프> 2025년 11월호